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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끌모아 티끌

스무 살, 자퇴서 그리고 학자금 대출 - 나는 무엇을 잃고 무엇을 지켰을까

by 콩닥콩닭 2025. 4. 8.

2005년, 나는 대학교 2학년이었고 집은 망했다

 

그해 여름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현실앞에서 나는 피할수 없는 선택을 해야했다

등록금은 없었고 부모님은 말없이 버티고 있었다

나는 아무 말도 없이 대학교 자퇴서를 작성하고 회사를 알아봤다.

아버지 몰래.

그게 내 방식의 배려였고. 동시에 내 방식의 도망이었다

그리고 나는 공장 기숙사로 들어갔다.

햇살도, 친구도, 강의도 없는 곳에서

월급을 받는 대신 내 청춘을 버렸다.

그때 한참 박카* 선전에서

"한걸음더 천천히 간다해도 그리 늦는것은 아냐"라는 노래가 나왔는데

난 그 cf가 죽도록 싫었다.

난 한걸음 천천히 가는게 아니라 중도 포기 한거였으니까.

 

그때 내가 몰랐던것 - 학자금 대출이라는 선택지

그때 나는 학자금 대출에 대해 잘 몰랐다.

아니 알고는 있었지만 그걸 선택하면 더 큰짐을 가족에게 지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 이름으로 대출받고 학교를 계속 다니는 것 보다

아예 손털고 빠르게 경제활동을 시작하는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믿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게 정답이었는지 아니면 너무 빠른 포기였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이글을 읽는 누군가가 나처럼 혼자 감당하려고 한다면 알아줬으면 한다

 

학자금 대출 무조건 나쁜건 아니다

대한민국에는 지금도 두 가지 유형의 학자금 대출이 존재한다.

 

1. 취업후 상환 학자금 대출(든든한 학자금)

- 소득 9분위 이하 대상

- 등록금 및 생활비 대츨 가능

- 무이자

- 졸업 후 소득이 일정 기준 (연2200만원)넘으면 그때부터 천천히 갚는다

- 상환은 세금처럼 자동 징수

2. 일반 상환 학자금 대출

- 소득 제한 없음

- 이자있음 (2025년 기준 약 1.7~2.0%)

-  졸업 여부 관계 없이 일정 시점부터 상환 시작

이둘 모두 한국 장학재단에서 신청 가능하다 http://www.kosaf.go.kr

 

한국장학재단

 

www.kosaf.go.kr

 

학교 고지서와 본인 인증만 있으면 절차는 어렵지 않다.

 

그시절 나에게 말해주고 싶은것

"네가 힘든걸 혼자 짊어진다고 해서 모두가 편안해지는건 아니야"

그때의 나는 가족을 위해 자퇴했고 누구보다 빨리 어른이 되려고 했다. 하지만 나의 사라짐은 갖고에게 더 큰 상처였고 결국 우리는 같이 무너졌다가 겨우 일어섰다

지금 이글을 쓰는 나는 그시절의 나에게 너무 미안하고 동시에 너무 대견하다. 그리고 지금 학자금 대출을 고민하고 있는 누군가에게 이말을 전하고 싶다

 

지금 너는 혼자가 아니다

학자금 대출이 정답은 아니야

하지만 포기보다 더 많은 선택지 중 하나라는건 분명해

무조건 무겁게 보지 않아도 되고 그걸로 대학을 다닌다고해서 부끄러울 일도 아니야

나는 결국 학위를 얻지못해 평생 후회하며 살고있지만 책임은 다 갚았다 그리고 이젠 내 이야기를 나눌수 있게 되었다.

 

이 글이 누군가에게는

"포기말고 한번 더 알아보자"라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